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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이야기/상비약

[듀오덤 시리즈2탄] 죄송합니다. 화상연고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by 닥터XL 2022. 9.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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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상치료에 듀오덤 사용하세요

 

듀오덤 시리즈 2탄

오늘은 듀오덤 시리즈 2탄을 준비했습니다. 듀오덤이 상처에도 사용되는 드레싱 제품이지만 화상을 입었을 때에도 사용할 수 있는 제품입니다. 화상에 듀오덤을 사용해보신 분들도 있을 테지만 사용하지 않은 분들은 화상에 듀오덤을 사용하는 것에 의문을 품을 것입니다. 보통 화상에는 화상연고를 바르거나 병원에 가시면 화상치료를 하면서 이것저것 연고와 드레싱을 해주곤 합니다. 모든 화상에 듀오덤을 사용하라고 하는 것은 아니지만 많은 환자분들을 만나면서 제가 드레싱 해드리면 평소와 다르고 간단하게 듀오덤 붙이고 끝나버리기에 의아해하시는 분들을 자주 만납니다. 그래서 이 이야기를 꼭 해드리고 싶어 포스팅합니다.

 

 

화상연고 주세요.

화상연고를 사려고 하면 약국에 가시면 됩니다. 가셔서 "화상연고 주세요"라고 말씀하시면 화상연고라고 하면서 연고를 주시지요. 하지만 엄밀히 말하면 이것은 화상연고가 아닙니다. 시중에 나와 있는 제품들은 일반의약품으로 지정되어 누구라도 원하면 살 수 있는 제품들입니다. 따라서 처방전이 필요한 연고가 아닙니다. 제가 제품들을 보니 성분들이 생약성분과 알로에 성분 그리고 진통제 계열의 성분을 복합제제로 만들어져 있는 것들입니다. 최근 들어 화상전문병원이 많이 생겼지만 이전에는 화상으로 응급실을 가시거나 일반병원을 가시면 화상연고라고 하면서 흰색 크림색의 연고를 발라주고 거즈로 드레싱을 해주었습니다. 아래 사진에 나와 있는 것이 화상연고라고 알고 계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제가 근무하는 병원에서도 있더라구요. 냉장고에 고이 보관중입니다.

 

 

실마진이라고 불리는 화상연고는 항생제입니다. 그리고 화상을 처음 입고 오신 분들에게 위의 크림으로 화상치료를 하는 것은 조금은 의아스러운 부분입니다. 이미 화상학회에서 실마진 크림의 초기 사용은 더 이상 권장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실마진 크림이 사용하는 경우는 화상치료를 하다가 상처부위에 감염이 생겨 감염을 조절하기 위해 바르도록 되어있습니다. 만약 여러분들이 화상을 입어 병원에 가실 경우에는 피부가 아리고 빨갛게 되어 있으면서 피부에 수포가 잡히거나 벗겨져 있는 경우일 것입니다. 바로 화상을 입었다고 세균이 바로 감염이 되지 않기에 초기에 적절한 조치를 해줌으로써 감염을 예방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화상연고는 없습니다.

죄송합니다. 사실은 '화상연고'라는 것은 없습니다. 많은 분들이 오해하시는 것이 화상을 입어서 화상연고를 바르면 화상이 빨리 아물고 흉터가 덜 생긴다고 생각하십니다. 앞서 포승팅 드린 것처럼 흉터가 덜 생기려면 화상부위의 드레싱을 잘해야 합니다. 연고를 바른다고 흉터가 덜 생기거나 빨리 아물지 않습니다. 이미 열에 의해 비가역적으로 손상을 입은 조직은 찬물에 담그거나 연고를 바른다고 일반적으로 빨리 회복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화상을 입은 상처의 상태에 따라 적절한 치료를 해줘야 합니다. 만약 화상 치료를 하러 병원에 갔는데 연고를 발라주지 않는다고 이상하게 생각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하지만 연고를 발라주더라도 보통은 화상부위에 방어벽이 약해져 있어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 국소항생제 연고를 살짝 발라주는 경우도 있습니다.

 

 

화상을 입은 경우 어떻게 할까요?

  • 화상을 입으면 화상부위를 차가운 물이나 흐르는 물에 노출시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열손상을 받은 조직의 통증을 경감시켜주고 주변으로 잔열이 남아 있어 손상의 범위를 축소시켜줍니다. 하지만 얼음을 손상받은 부위에 한 시간씩 적용하는 것은 추천드리지 않습니다. 오히려 상처부위 혈액순환을 저해시켜 조직의 손상을 일으키게 됩니다.
  • 화상부위에 옷으로 가려져 있다면 옷을 자르시는 것이 좋습니다. (옷을 벗다가 상처부위에 옷을 쓸리면서 상처를 악화시키는 경우가 있습니다.
  • 상처를 절대 건드리지 않고 물집을 터트리지 않습니다. 바로 병원에 오시면 됩니다.
  • 소주, 알코올 원액, 손소독제, 상처연고, 집에 구비된 화상연고, 알로에 젤, 참기름, 된장은  제발 참아주십시오. (실제로 다 경험한 것입니다. 처음에는 신기했는데 상상을 넘어서는 일들이 일어납니다.)
  • 화상 입은 부위가 심해 근육이나 뼈가 보이면 바로 화상전문병원으로 가셔야 합니다.
  • 얼굴 부위, 관절 부위에 손바닥 크기만큼의 화상을 입은 분들은 화상전문병원으로 가셔야 합니다.
  • 아기의 경우 관절 부위나 손바닥 크기의 부위 피부색이 보라색인 경우에는 화상전문병원으로 가셔야 합니다. (아기는 성장을 하기 때문에 관절이나 피부결손이 큰 경우에는 문제가 발생하기에 전문 화상치료가 필요합니다.)
  • 당뇨가 있어 당뇨 관련 합병증이 있는 분들은 자가치료보다는 병원 진료를 받아야 합니다. (당뇨환자들은 상처가 잘 아물지 않아서 자가 치료하시다가 상처가 악화되어 오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화상에는 듀오덤입니다.

상처에는 듀오덤입니다. 그리고 화상에도 듀오덤입니다. 가정에서 흔하게 겪을 수 있는 화상들은 굳이 병원을 가시는 수고를 하지 않더라고 간단하게 적용해볼 수 있습니다. 단, 제가 말씀드리는 경우는 위의 설명드린 것처럼 화상전문병원을 가셔야 하는 상황이 아닌 경우입니다. 화상의 정도가 판단이 서지 않을 때에는 고민하지 마시고 병원 진료를 받는 것이 좋습니다. 예를 들어 주방에서 조리를 하다가 뜨거운 기름이나 물체에 손가락이나 팔에 화상을 입었다면 흐르는 물에 상처부위를 적시고 이물질이 묻어 있지 않은지를 확인한 다음, 수분을 제거하고 듀오덤을 붙여주시면 됩니다. '상처=염증'이라는 생각을 해주시면 '화상 상처'에서도 염증반응이 생겨 수포가 생깁니다. 듀오덤을 붙이면 물집이 생기더라도 듀오덤이 일정 부분을 흡수합니다. 보통 2~3일 간격으로 듀오덤을 교체시켜주라고 하였지만 화상의 경우에는 초기 3일 정도는 듀오덤이 매일매일 빵빵해질 수 있기 때문에 매일 교체시켜주시면 됩니다. 교체 시에는 소독약을 굳이 바르시지 않고 깨끗이 씻은 손으로 듀오덤을 제거하고 새로이 붙여주시면 됩니다. 만약 교체할 때에 듀오덤이 껌처럼 붙어서 피부가 같이 떨어져 나올 수 있습니다. 하지만 듀오덤이 '인공피부'역할을 하기 때문에 상처가 노출되지 않아 그대로 듀오덤을 붙여주시면 그 자리에서 새살이 자라 나고 흉터도 거의 남지 않습니다. 

 

 

화상 치료보다는 예방이 더 중요합니다.

학생 시절, 화상전문병원에 실습을 나간 적이 있습니다. 입원환자들 중에 아장아장 걸어 다닐만한 나이의 아기들이 많았습니다. 대부분의 아기들이 라면 국물을 쏟거나 뜨거운 국이 쏟아지거나 주방기구에 화상을 많이 입었습니다. 화상 치료를 잘하는 것 보다도 화상을 입지 않도록 주의하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화상에는 듀오덤이라고 억지스럽게 말씀드렸음에도 불구하고 화상에는 예방입니다라고 마무리하고자 합니다.

 

 

불조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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