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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이야기/병원 가야되?

소아과 9시에 가지마세요

by 닥터XL 2022. 9.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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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시 넘어서 갔는데도 소아과는 이미 인산인해다

 

소아과 9시에 가지 마세요

요 며칠 우리 집 아가들이 아프기 시작하면서 소아과를 예방접종 하러만 갔었는데, 진료보러 한달에도 여러 번 가게 되었습니다.

글의 제목처럼 9시에 가지 말라니? 이게 무슨 말일까요?

보통 병원은 아침 9시에 문을 엽니다.

특히, 소아과의 경우에는 어플로 병원 예약이 되거나 현장접수를 하는 병원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어플이 가능하기에 현재 자신의 접수 순번이 몇번인지 대기가 몇 명인지 한 눈에 알 수 있어 편리합니다.

 

 

편리한 예약기능과 어플기능이 있지만 결국 '진료'는 사람과 사람이 만나야 하고, 자신의 순번이 다가오면 병원에서 기다려야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병원 대기가 엄청나게 길어지게 마련입니다.

소아과의 경우에는 일반적인 다른 병원들과는 다른 특징적인 모습들이 있습니다.

 

  • 아기들의 등원, 등교시간 전 시간대에 사람들이 몰립니다.
  • 아기들의 하원, 하교시간 후 시간대에 사람들이 몰립니다.

 

 

예약을 하지 않고 현잡접수하면 기다리다가 어느 정도 빨리 되겠지라며 방문했다가는 하염없이 기다리는 시간에 '괜히 왔나?', '그냥 나중에 올껄' 이라는 생각이 들면서 감정까지 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람들이 몰림에 따라 단순히 진료를 보기까지 대기 시간만 늘어나는 것이 아닙니다.

 

 

평일 중간날인데도 대기가 7명, 처음에는 16명이었다. 중간에 새로운 진료도한다

 

9시에 가면 병을 오히려 얻어 옵니다.

소아과에 오는 아기들은 아픈 아기들입니다.

주로 호흡기 질환 (감기, 코로나, 폐렴, 바이러스감염), 피부질환, 접촉성 질환 을 앓고 있는 친구들이 많습니다. 위의 사진 처럼 대기하는 친구들이 각자의 자리를 지키면서 가만히 있을까요? 아기들은 가만히 있지 못합니다. 마스크를 쓰고 있는 아이, 벗고 있는 아이, 돌아가니는 아이, 대기실의 의자에 올라가서 누워있는 아이, 바닥을 쓸고(?) 있는 아이등 거의 모든 아픈아이들을 한곳에 모아둔 수용소같은 느낌을 자아냅니다.

그렇다면, 진료가 아니라 예방접종이나 심하지 않은 증상으로 진료를 보러갔다면 대기하는 동안 감염원에 노출되는 시간이 늘어나면 늘어 날수록 감염의 확률이 점점 증가하게 됩니다.

치료하러 갔다가 병을 얻어온다는 말을 하게 되는 것이죠.

 

 

붐비는 시간대를 피하십시오.

병원마다 붐비는 시간대가 다를 것입니다. 붐비는 시간대를 피할 수 있는 방법은 방문 전, 병원에 연락하여 어느 요일, 어느 시간대가 가장 한가하고 바로 진료를 볼 수 있는지 확인하는 것입니다. 보통, 보호자분들이 맞벌이를 하거나 볼일보러가야 할 시간이 겹치면서 아침에 얼른 진료를 보고 싶어하기에 병원 문을 여는 9시가 제일 붐빕니다. 그리고 아기들 하원이나 하교 시간에 오후 2~4시가 두번째로 붑니다

요일로는 월요일, 토요일이 제일 붑빕니다. 주말사이 병원에 가려다 참았던 사람들이 월요일에 다 몰리고, 주말에 병원을 열지 않으니 토요일에 마지막 진료를 보러 오기 때문입니다.

 

 

대기하는 상황의 악조건을 피하십시오.

피치못하여 병원에 갔는데, 대기가 길어지고 대기실이 너무 인산인해로 북적인다면 이 상황을 피할 수 있으면 피해야 합니다.

우선, 자신의 진료 접수 순번을 파악한 뒤, 대기실에서 대기하지 않고 오히려 병원을 나와서 같은 건물의 다른 곳을 둘러보거나 의자가 있으면 대기합니다. 차를 가져 오셨다면 차에서 대기하였다가 순번이 되었을 때를 확인하여 올라감과 동시에 진료를 봅니다.

다음으로는 마스크를 씁니다. 2살 이후부터는 마스크를 쓰는 것에 익숙해져 있을 것이고 대기하는 중에는 벗지 않도록 교육시킵니다. 공기중 비말감염의 위험이 높기 때문에 마스크를 벗어버리고 그 공간에 계속 있는 것은 바깥에서 마스크 없이 돌아다니는 것보다 감염의 확률이 엄청나게 올라갑니다. 특히 주변에서 콜록콜록거리고 있는 친구가 있는데도 보호자분께서 신경을 써주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마지막으로는 손소독을 합니다. 아기들은 가만히 있지 않고 돌아다니거나 대기실 바닥을 기거나 바닥을 만지고 의자나 소파를 만지고 맛보는 친구들도 있습니다. 진료를 보는 기구들은 소독할 지 모르나 대기실의 인테리어에 매일 소독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그리고 완벽하게 소독할 수 도 없습니다. 매일 매시간 새로운 사람이왔다가 앉고 깔고 눕는 행동을 하면서 어떤 상태인지를 판단 할 수가 없습니다. 병원을 나서거나 집에 오면 반드시 손을 씻고 얼굴도 씻고 옷을 갈아입습니다. 이제 막 기어다니는 아기를 데리고 오신 부모님들 중에 아기가 대기실 소파나 바닥에 앉아서 키즈카페처럼 놀고 있는 친구들도 보았습니다.

 

 

병원이 제일 위험합니다.

병원은 아픈 사람을 치료하고 좋게하는 곳입니다. 하지만 아픈사람들이 오는 곳이라 항상 감염의 위험이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병원에서 근무할 때, 수술받고 집에가기를 싫어하시는 분들이 있었습니다. 병원이 너무 좋고 편안하다며 가기를 싫어하시는 분들에게 '병원이 제일 균이 많은 곳입니다.'라고 말씀해주었습니다. 그리고 다음 날, 퇴원하시겠다 한 적도 있습니다. 건강을 회복하면 바로 집으로 가시는 것이 제일 건강하고 안전한 것입니다. 이런 저런 이유로 대학병원에서 요양병원으로 가시는 분들, 재활병원으로 가시는 분들처럼 병원을 최대한 있으려는 분들은 자신의 환경이 얼마나 많은 감염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을지를 한번 더 기억해보셨으면 합니다.

 

 

모두들

안녕히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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