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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이야기/어떻게 오셨어요?

[추석 벌초] 벌초가서 119 타는 경우가 있습니다.

by 닥터XL 2022. 8.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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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국민일보

 

 

벌초의 계절 추석

추석이 3주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이번 주말에는 벌초로 오신 분들이 병원에 많이 오셨습니다. 매년 명절 전으로 해서 벌초하러 오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한적한 시골이 벌초객들로 묘지 근처 길목에는 차들이 빠지지 못해 정체 현상을 자아내는 경우도 있습니다.

 

 

벌초가서 응급실오는 경우

이 시기에는 응급실에 단체로 오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 이유는 벌초를 하시다가 벌쏘임을 당한 경우입니다. 어떤 경우에는 단체로 수십 명이 응급실로 오시는데, 벌초하는 묘지에 여러 사람들이 모여 있다가 쏘이게 되는 경우입니다. 묘지 근처에는 아래의 사진과 같이 '땅벌'이라고 불리는 벌이 많습니다.  일반 꿀벌 같이 벌에 쏘여도 괜찮거니 하다가 땅벌 또는 말벌에 쏘이게 되면 일반적인 상황에서 끝나지 않는 경우가 많아 주의가 필요로 합니다. 


출처 - 경향신문

 

 

벌초 안전수칙

벌초시기에 벌쏘임이 많아, 안전수칙이 잘 알려져 있는데요. 아래에 신문기사에서 가져온 자료입니다.

 

 

출처 - 연합뉴스

 

벌초 준비 및 주의사항

벌초를 준비 시, 많은 분들이 놓치지 쉬운 것을 말씀드릴려고 합니다. 

  • 벌초하는 지역의 응급의료기관의 위치 또는 연락처를 파악해야 합니다. 
  • 기저질환자, 심한 알레르기 증상(아나필라틱쇼크)과거력 있는 자, 거동이 불편한 분들은 주의하셔야 합니다.
  • 벌초 전 후, 술을 삼가야 합니다.
  • 알레르기 상비약을 챙기세요.
  • 혼자 벌초하러 가지 마세요.

 

벌초하는 지역은 보통 도외지역이거나 산이우거지고 교통에 제한된 지역이 많습니다. 그 말인즉슨 응급한 상황이 생길 경우, 응급실을 바로 방문할 수 없거나 119를 부르더라도 이송 시간이 보통보다 배로 걸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평소 자신이 생활하는 익숙한 지역이 아니라 당황하게 되면, 마치 무인도에 있는 듯한 상황이 생길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도시지역은 24시간 하는 응급실 또는 진료가 가능한 병원이 하나쯤은 있지만, 보통 도외지역이나 도서산간지역은 보건소가 있을까 한 지역도 많습니다. 보건소도 주말에는 운영을 하지 않습니다. 벌초를 주말에 다같이 오시기에 벌 쏘임으로 진료를 받기가 힘들 수 있습니다.

벌에 쏘인다는 것은 우선 몸에 알레르기 반응을 동반한 면역반응이 전신으로 작용합니다. 건강한 신체를 가지고 있는 분들이나 이전에 벌에 쏘여본 분들은 쏘인 부분이나 그 주변에만 통증 및 화끈거림만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건강하신 분들도 119에 실려 오는 경우가 왕왕 있습니다. 하물며 기저질환자(당뇨, 심뇌혈관 질환, 암환자)나 이전에 알레르기 반응으로 의식을 잃고 혈압이 떨어지는 현상 - 아나필라틱 쇼크 - 을 경험하신 분들은 벌초에 동행을 피하시기 바랍니다. 거동이 불편하신 분들은 주로 노인분들이나 어린이 경우 입니다. 거동이 불편한 사람들은 벌이 날아들때에 멀리 빨리 피하지 못합니다. 같이 가시더라도 차에 있거나 안전한 곳에서 피해 있길 바랍니다.

많은 분들이 형제나 친지를 동반하시고 가족단위로 오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벌초도 가면서 자연도 만끽하고 나들이 느낌도 내면서 벌초 전, 식사를 하면서 술을 드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아니면 벌초를 다하고 벌에 쏘이더라도 증상이 경미하다고 괜찮다 생각하시면서 이후 식사자리에서 술을 드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응급실에 바로 쏘이지 않고 조금 지나서 증상이 심해지는 분들이나 이미 술을 드신 상태에서 벌에 쏘여 증상이 경미할 수 있었지만 더 심해지셔서 오는 분들이 많습니다. 술을 혈관을 확장시키고 말초혈관으로 혈류량이 증가합니다. 이것은 알레르기 반응의 기전과 비슷한 맥락이 있어 알레르기 반응의 정도가 더 심해질 수 있습니다.

근처 양봉하시는 분들은 항상 상비약으로 약국에서 알레르기 약을 가지고 계십니다. 그래서 병원 오실 때 알레르기 상비약을 먹고 오십니다. 이처럼 벌초가 계획되어 있다면, 알레르기 약을 약국에서 구매해서 가지고 가시길 바랍니다. 아무리 병원이 가깝고 119가 빨리 오더라도 그 사이 시간에 상태가 악화될 수 있습니다. 완전히 증상을 사라지게 할 수 없지만 악화되는 정도를 늦출 수 있습니다. 

제가 경험한 가장 위험했던 환자분은 벌초를 혼자하러 가셨다가 벌에 전신이 쏘이면서 쇼크증상이 오신 분입니다. 쇼크가 오면 의식이 희미해지고 말을 할 수 없는 정도가 됩니다. 그래서 위험한 상황이 생겼을 때, 119 신고도 하지 못할 수 가 있습니다. 벌초를 하실 때, 한번 경험해봤다고 잘아는 고향이나 지역이라고 혼자 다녀오는 일은 없어야겠습니다.

매번 방문하는 벌초이지만 자주 방문하지 않아 그 사이 주변의 지역이 어떻게 바뀌었을지 확신할 수 없습니다. 과신과 과욕은 금물임을 꼭 기억합시다. 벌집이 보여도 낫으로 내리치시는 분이 있는가 하면, 쏘여도 '아무렇지도 않네' 하면서 참으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제가 마지막에 술은 2~3일 정도 드시면 안됩니다라고 말씀드렸지만 증상이 호전되어, 식사자리에서 술드시고 다시 응급실 오시는 분들도 많이 봤습니다. 

 

 

맺음말

벌초의 의미를 되새기시면서 인간의 나약함과 유한함을 기억하며 차분하고 주의하는 벌초가 되시길 바랍니다.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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