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병원이야기/어떻게 오셨어요?

[코로나 상황별 대처법] 모유수유 중인데, 확진이라니...

by 닥터XL 2022. 8. 28.
반응형

새로운 서막의 시작...

 

아내가 코로나에 확진이 되었다...

"어떻게 오셨어요?"

오늘은 나에게 아니 우리 가족에게 물어본 날입니다.

 

저의 가족의 지난날을 다시 돌려본다면 코로나가 우리나라를 덮쳐 마치 6.25 사변의 대구 전선을 뚫고 낙동강 하류지역을 통과해 부산을 뚫고 있는 장면과 흡사했습니다. 결혼식 도래하는 그 주에 전국에 코로나 확진자가 서울을 중심으로 커지다가 전국으로 퍼지기 시작했고, 결혼식 당일에는 많은 분들이 코로나 감염에 대한 위험 때문에 참석 불가하다는 연락과 얼굴만 비취시고 돌아가는 상황이 되어 버렸습니다. 이후, 신혼여행 내내 발열에 대한 예민함이 있었고, 돌아오는 비행기가 결항이 되기 시작했습니다.(다행히, 제가 돌아오고자 하는 공항은 open 상태였습니다.)

 

이후 첫째의 임신과 출산 기간 내내 사람이 있는 곳은 최대한 멀리하고 안전 또 안전을 기했습니다. 그리고 나서 둘째의 임신과 출산 또한 절대 코로나는 안된다라는 신념으로 진료를 하기에 감염의 위험이 항상 있었지만 다행히 지나갔습니다. (오미크론 대확산으로 둘째 출산을 가정출산 첫 경험(?)을 하게 되었습니다.) 아기 하나만을 생각하는 저의 아내의 깊고 넓은 사랑은 둘째 아이를 향한 모유수유로 이어지게 되었습니다. (옆에서 지켜보고 같이 육아를 하지만, 저는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라는 것을 항상 깨닫습니다.)

 

어제만 해도 37.3 이었는데... 퇴근하고 보니 37.9측정되네요

 

몇주 전 시작된 첫째 아이의 콧물과 기침과 둘째 아이의 가래소리에 깜짝 놀란 적이 있었는데, 다행히 감기로 넘어갔습니다.(야외활동 및 사회활동을 아예 안 할 수 없기에, 감기는 오리라 예상했습니다.) 또다시 며칠 전부터 시작된 첫째 아이의 맑은 쌍콧물로 감기가 또 왔구나 하며 열심히 코를 닦아주었지요. 그런데 2일 전부터 아내가 으슬으슬 춥고 목이 간질간질하다는 것입니다. 육아를 하고 있기에 아이의 감기가 옮았겠거니 생각했는데, 하루 전에는 목소리가 변하고 미열이 나기 시작했습니다. 전형적인 코로나 증상이었지요. 퇴근 후, 마침 집에 있는 자가검사 키트로 정석적인 방법으로 신속항원 검사를 하니....  T가 쓰여 있는 곳에 줄이 똭! 하고 나왔습니다.

 

다행히 저와 첫째 아이는 코로나 검사 결과상 '음성'으로 확인되었는데, 문제는 아내가 둘째 모유수유중인겁니다. 신체접촉은 물론이거니와 KF-94 마스크를 쓰더라도 완전히 공기를 분리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응급실이나 진료실에서 가족단위로 소아환자 포함해서 전 가족이 코로나에 확진된 경우를 보았지만, 나에게 닥친 상황은 진료를 보는 의사가 아니라 '환자 그리고 보호자'가 되었습니다.

 

당황스러운 이상황에 가장 잘 알아야 하는 것은 바로 제 자신이었습니다. 아내의 마음이 심란하지는 않을까 아내에게 물어보니 자신의 건강보다 아이들의 건강이 걱정된다고 말하였습니다. '원인과 결과'적인 사고방식이 강한 이과적 마인드를 가진 제가 부끄럽게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이 상황은 벌어졌고 수유를 지속해야 하는데, 해도 되는 것인지, 주의할 것은 무엇인지 정확한 지침이 있지는 않을까 궁금했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 질병관리청에는 자세한 자료를 제가 못 찾는 건지 나와 있지 않아, 미국질병관리청 (CDC라고 약어로 부릅니다.)에 관련 자료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미국 질병관리청 홈페이지 화면

 

 

코로나 확진되어 집에서 아기를 돌보는 경우

격리 기간 동안 주의해야 할 사항

  • 집에서도 최대한 따로 지내야 합니다.
  • 감염되지 않은 가족구성원들과 분리하고 공동 공간에서는 마스크를 낍니다.
  • 최신 코로나 백신을 맞았거나 고위험군이 아닌 질병 위험이 적은 사람이 아기를 돌봅니다.

아기를 돌 볼 경우 권고되는 주의 사항

  • 손을 비누로 최소한 20초 동안 씻습니다. 비누 또는 손세정제가 없는 경우 알코올이 60% 함량 포함된 손소독제를 사용하십시오.
  • 격리기간에는 마스크를 씁니다. 
  • 격리 해제는 우리나라의 경우 7일입니다. (7일 이후에도 비말 속에 바이러스가 나올 수 있습니다.
  • 7일 이후에도 해열제를 복용하거나 미열 또는 고열이 발생한다면 마스크를 벗지 말고 최대한 격리를 하는 것이 좋습니다. (미국 질병관리청에서는 증상이 끝나도 10일까지는 마스크를 꼭 착용(집에서)하라고 합니다. 그리고 이후에 손을 잘 씻으라고 합니다)

아기의 증상을 주의 관찰하세요

  • 열 (38도 이상이면 병원방문 고려)
  • 아기가 처져요(활동량이 평소와 다르게 줄어든 경우)
  • 콧물이 나요
  • 기침이 나요
  • 토를 해요
  • 설사를 해요 (바이러스 감염으로 장염이 올 수 있습니다.)
  • 잘 안먹어요 (수유량 감소 및 이유식 또는 식사량)
  • 헐떡거리며 숨 쉬어요

 

모유수유와 코로나

현재까지의 연구에서는 모유수유가 아기에게 바이러스를 전달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 모유 수유하기 전 손을 씻으세요
  • 모유수유 시 마스크를 꼭 써야 해요 (마스크가 너무 헐겁거나 광대 또는 콧등이 여유가 있으면 밀착시킵니다)
  • 모유수유할 때마다 새 옷으로 갈아입으세요(옷에 비말이 묻어 아기에게 전달될 수 있습니다)
  • 모유를 유축하는 경우, 개인용 유축기를 사용하세요
  • 유축기 또는 병을 만지기 전, 비누를 이용하여 최소 20초 동안 손을 씻으세요
  • 유축 후, 모든 기기의 부품을 깨끗이 씻으세요
  • 2돌 미만 아기는 마스크를 권장하지 않아요 (질식의 위험이 큽니다)

모유로 엄마의 코로나 항체가 아기로 전달될 수 있습니다. (엄마의 백신 과거력 필수)

위의 내용은 코로나와 모유수유에 대한 부분을 정리한 것입니다. 읽어보면 특별한 방법이 있기보다는 평소 우리가 방역의 일환으로 해왔던 것을 가정에서 끊임없이 지속하면 되는 것들입니다. 다행히, 현재까지 연구된 자료들에서는 코로나 확진이 되어도 모유수유를 끊을 만한 이유는 없습니다. (이참에 모유수유를 그만하고 싶어 하는 부모님들이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엄마는 잠도 못 자고... ㅠㅠ) 

 

모유수유를 하다 보면 무언가 설명할 수 없는 엄청난 에너지와 기운(?)이 있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느낍니다. 코로나로 임신과 출산 그리고 육아의 모습마저 바뀌어 버렸습니다. 임신과 백신 접종을 고민하게 되었고, 분만 또한 엄마와 아기가 격리되는 상황, 출산의 기쁨과 육아의 부담이 나누어지지 못하고 고립되어 가는 시대를 우리는 살고 있습니다. 우리 가정은 코로나라는 역경을 뚫고 이 상황을 잘 헤쳐 나아갈 것입니다. 지금도 아내는 마스크 소형, 대형 두 개 끼고 수유하고 있습니다. 아내가 이미 어른이 되었습니다. 아직 저는 철없는 남편입니다. 아내에게 감사함과 미안한 마음을 표현합니다.

 

그 어느 것도 끊을 수 없는 사랑입니다.

안녕히 건강하세요~

 

 

"이 포스팅은 쿠팡 파트너스 활동의 일환으로, 이에 따른 일정액의 수수료를 제공받습니다."

반응형

댓글